알쓸신잡

중년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그리움

포커스1 2024. 3. 15. 19:29

<중년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그리움>

                             시/ 이채

당신이 비어 있는 커피잔에 사랑을 타고
당신이 남아 있는 기억으로 그리움을 마시면
한 모금의 따스함은 못 잊을 당신 같고 두 모금의 쓸쓸함은 지나온 세월 같아 한자락 짙은 외로움이 갈잎처럼 불어옵니다.

어느 날의 오후를 닮은 갈색 커피잔에 은은한 여운으로 흐르는
얼만큼 힘겨운 삶과 한동안 아팠던 사랑
쓴맛 단맛 다 겪은 중년이 되고 보니 이제는 모두 그립기만 한 옛 향기의 아련한 전율,

삶의 무게만큼
사랑의 깊이만큼 스며드는 커피향
꿈결 같고 첫사랑 같은 낭만을 마시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하루
가슴 한켠 이토록 진한 향기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한 손에 커피잔을 들고
한 손으로 더듬어 보는 생애 뒤안길 돌아갈 수 없는 그 자리에 고요히 서면 안개처럼 밀려오는 흐릿한 그 모습,
그 풍경들 어제 같은 지난 날이 찻잔 속의 아득한 향기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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