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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커피로 적시는 마음

<커피로 적시는 마음>
                        /  용혜원

나도 모를 외로움이 가득 차 올라
따끈한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구리 주전자에 물을 팔팔 끓이고,
꽃무늬가 새겨진 아름다운 컵에
예쁘고 작은 스푼으로
커피와 프림 설탕을 담아,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끓는 물을
쪼르륵 따라 그 향기와
따스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삶조차 마셔 버리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열정의 바람같이 살고픈 삶을 위해
따끈한 커피로 온 가슴을 적시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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