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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사랑은 중년이라고 피할 수 없다

사랑은 중년이라고 피할 수 없다

시/ 이채

비가 언제 거리를 두고 내리던가 시간도 없이, 간격도 없이 우산을 쓴다고 내리는 비를 막을 수 있던가 다만 피할 수 있을 뿐이지

햇살이 닿지 않는 곳이 있던가 깊은 계곡 우거진 숲으로 천지 같은 가슴, 그 후미진 곳에 스스로 그늘을 만들 수 밖에 없었지

사랑이 어디 나이를 묻고 오던가 한겹또한겹, 눈깜짝 할 사이 한 마디 허락도 없이 유수 같은 세월이 저 홀로 먹었을 뿐이지

사랑이 중년이라고 비껴가던가 걸음이 바빠도 차마 다가갈 수 없고 가슴이 넘쳐도 끝내 담을 수도 없는 사랑 눈물을 흘리며 아무도 몰래 가슴에 묻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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