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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중년의 가슴에 9월이 오면

<중년의 가슴에 9월이 오면>

詩/ 이채

사랑하는 사람이여!
강산에 달이 뜨니
달빛에 어리는 사람이여!
계절은 가고 또 오건만
가고 또 오지 않는 무심한 사람이여!

내 당신 사랑하기에
이른 봄 꽃은 피고
내 당신 그리워하기에
초가을 단풍은 물드는가

낮과 밤이 뒤바뀐다 해도
동과 서가 뒤집힌다 해도
그 시절 그 사랑 다시 올리 만무하니
한 잎의 사연마다 붉어지는 눈시울

차면 기우는 것이 어디 달 뿐이랴 당신과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당신과 나의 삶이 그러하니
흘러간 세월이 그저 그립기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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