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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당신이 보고싶은날

<당신이 보고싶은날>
                    / 윤보영 시

길을 가다
우연히
당신 생각이 났습니다.  

꽃을 보고
예쁜 꽃만 생각했던 내가

꽃 앞에서
꽃처럼 웃던 당신
기억을 꺼내고 있습니다

나무를 보고
무성한 잎을 먼저 생각했던 내가

나무 아래서
멋진 당신을
보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바람에 지워야 할 당신 생각이
오히려

가슴에
세찬 그리움으로 불어옵니다

하늘은 맑은데
가슴에서 비가 내립니다.

당신이 더 보고 싶게 쏟아집니다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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