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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사랑이 가는 길

<사랑이 가는 길>

사랑은 조용히 온다.
아무도 모르게
살그머니 다가온다.

네가 올 때도
나는 몰랐다.
내가 다가갈 때도
너는 몰랐다.

사랑은 때로 길을 잃는다.
정말 사랑해야 할 지
알 수 없었기에
우리는 방황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른채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밤이 깊어도
이슬이 내려도
사랑은 저 혼자 젖어만 갔다.

사랑은 한 길로 간다.
우리가 사랑할 때
다른 길은 이미 길이 아니었다.

사랑이 눈물 되어 떨어지던
그 길에는
멀리 떠났던 철새들이
다시 돌아와
우리 사랑에 안부를 묻는다.

사랑은 소리 없이 떠난다.
그토록 아픔을 주었던
사랑이 둥지를 허물고
낙엽 따라 떠났다.

바람도 숨을 죽인 채
사랑을 보냈다.

아주 먼곳으로 떠난 사랑은
아픈 이름만 남겼다.

- 좋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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