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경북 내륙의 중심지로 불리던 상주시가 인구,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인구는 이미 10만 명 선이 무너졌고, 이제는 9만 명 붕괴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인구 감소는 곧 지역 경제의 쇠퇴로 이어지고 있으며,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농업 중심 도시로 번성했던 상주는 산업 구조의 변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 청년층의 지속적인 유출로 인해 현재는 지방 소멸 ‘고위험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특히 이 위기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문화 인프라의 붕괴’다. 시민들의 유일한 여가 공간이자 문화의 상징인 영화관마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2020년, 많은 시민들의 염원 속에 개관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롯데시네마 상주점’은 상주의 오랜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상징적 시설이었다. 당시 상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는 시·군으로 꼽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4개 관 규모로 문을 연 영화관은 개관 5년도 되지 않아 경영난에 시달리며 결국 폐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철수 문제를 넘어서는 일이다.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이 위협받고, 도시의 삶의 질과 외부에 대한 매력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영화관 하나 없는 도시는 외부인에게는 문화 불모지로 비칠 수밖에 없으며, 청소년과 가족, 노년층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 도시는 미래를 잃는다.
영화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LG전자 서비스센터는 인근 문경시 점촌으로 이전했고, 제일은행 지점도 축소되어 단순 영업점으로 전환됐다. 상주 주둔 예비군 대대는 통폐합되어 예비군 훈련조차 김천에서 받아야 하는 형편이 됐다. E마트마저 실적 부진으로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지역민들이 당연하게 누려야 할 생활 인프라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상주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도시의 존립 가치 자체가 흔들리는 총체적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지역 문화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영화관마저 사라진다면 이는 물리적 공간의 소멸을 넘어 공동체 결속의 기반 자체가 붕괴되는 심각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주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단기적으로는 영화관의 경영난을 완화할 수 있도록 각종 지역 행사와의 연계, 대관 활성화, 운영 보조금 지원 등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청년과 가족 단위의 유입을 도모할 수 있는 문화·교육·산업 기반을 전략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상주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머무는 도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다. 문화는 단순한 여가의 수단이 아닌, 도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지금 상주는 그 마지막 불씨마저 꺼져가고 있다. 그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상주시의 과감한 결단과 시민사회의 결집이 필요한 순간이다. (끝)
<상주포커스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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