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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칼럼] 지방 소멸의 현실...빠르게 늙어가는 대한민국

- 상주시 충청권과 연계 필요, 미래를 위한 방안 모색

소멸위험지도 (한국고용정보원 2024.3월)

대한민국은 지금 유례없는 인구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하는 소멸위험지수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이 넘는 130곳이 이미 인구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심각한 열 곳의 도시들은 대한민국 지방의 현재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과제임을 일깨웁니다.

■ 인구 감소의 어려움을 겪는 도시 Top 10

전국에서 인구 감소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 10위는 전북 정읍시입니다. 인구소멸위험지수 0.226으로, 1964279천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는 10만 명 선으로 줄었습니다. 청년 정착 지원, 출산 장려금 및 보육 정책, 귀농·귀촌 지원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구 감소의 흐름을 막기에는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9위는 충남 보령시로, 인구소멸위험지수 0.223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15만 명에 달하던 인구가 2023년 이후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보령시는 인구감소 대응을 위해 '사계절 관광지' 육성에 주력하며 머드축제 활성화 등을 통해 관광객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8위는 경북 영주시입니다. 인구소멸위험지수 0.221을 기록한 영주시는 올해 3월 기준 인구가 98천 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출생아 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는 인구의 자연감소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2040년에는 8만 명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주시는 청년 스타트업 10곳을 이전시키는 'STAXX(스택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7위는 전북 남원시로, 인구소멸위험지수 0.214를 기록했습니다. 1965187천 명에서 20254월 말 기준 75천 명으로 급감하며 30년간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원시는 퇴직자를 위한 시니어 도시 개발과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공립학원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6위는 전북 김제시입니다. 1960년대 26만 명에 육박하던 인구가 20253월 기준 81천 명으로 감소했으며, 인구소멸위험지수는 0.204로 인구 유지가 어려운 '고위험지역'에 속합니다.

5위는 경북 영천시로, 인구소멸위험지수 0.203을 기록했습니다. 20246월 이후 총 인구수 10만 명이 무너진 영천시는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3천 명이 더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4위는 강원 태백시입니다. 인구소멸위험지수 0.202를 기록한 태백시 인구는 1987122천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53월 기준 377백 명에 불과합니다. 최근 3년간 신생아 출생 수가 316명인 반면, 사망자 수는 4.5배 높은 1333명이라는 점에서 인구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위는 경남 밀양시입니다. 인구소멸위험지수 0.183으로 '고위험단계'에 진입한 밀양시는 20253월 기준 총 인구수 10262명으로 10만 명 붕괴 직전인 상황입니다. 밀양시는 올해부터 혼인 신고한 신혼부부에게 1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인구 감소 대응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2위는 경북 문경시입니다. 인구소멸위험지수 0.179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문경시는 197416만 명이었던 인구가 199410만 명 붕괴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5년 기준 인구수는 총 66천 명입니다. 특히 청년층의 유출이 심각하여 도시의 활력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위는 바로 경북 상주시입니다. 상주시의 인구소멸위험지수는 0.164로 전국에서 인구 감소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2020년 총 인구수 10만 명이 무너진 이후 9만 명 초반까지 급감한 상태입니다.

2017년에서 5년간의 변화를 보면, 출생아 수가 455명에서 326명으로 줄어든 반면, 사망자 수는 1216명에서 1478명으로 증가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도 무려 36%에 달하는 초고령사회입니다.

20245월 말 현재 상주시 인구는 93,060명이며, 2022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생산가능인구(15~64)57.88%로 매년 2.66%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 상주의 현실, 그리고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

상주시는 이러한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감소지역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행사와 청년 정착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절박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현 상황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과감하고 신선한 접근 방식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젊은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면서 지역의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도시의 활력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힘들게 농사지어 대도시 자식들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정작 당신들은 지역에서 필요한 지출조차 쉽지 않은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교육, 문화, 의료 등 지역 사회의 기반 시스템마저 약화되고 있습니다. 학생 수 감소로 폐교가 늘어나고,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양질의 문화 향유를 위해 대도시로 나가며,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찾아 대학병원으로 향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을 볼 때,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LH 직원들의 편법 농지취득 사건을 계기로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도시민들의 농지취득이 원천적으로 제한됨에 따라, 도시 인구 유입은 차단되고 농촌은 더욱 고립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상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안 모색

그렇다면 상주시의 인구 증가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일까요?

첫째, 상주가 스마트팜 도시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경북도에서 첫 시도하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귀농귀촌정책 등을 접목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농업이 단순한 생산이 아닌 미래 산업이자 생명 산업임을 홍보해야 합니다. 도시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농업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상주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다가오는 노인 1천만 시대를 대비하여 대규모 실버타운을 유치하거나 요양마을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전원도시 이미지를 부각시켜 대도시 은퇴 노인 인구를 유입하는 것은 상주의 인구 구조 불균형을 해소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셋째, 외국인 이주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합니다. 충북 제천시가 고려인이주 대책을 특별시책으로 펼치며 성공적으로 정착을 지원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할 만합니다. 농업 노동력 확보는 물론, 다양성 있는 공동체 형성을 위해 외국인 이주를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넷째, 교육의 질을 끌어올려 인구 유입을 유도해야 합니다. 공립고등학교를 최고의 명문고로 육성하여 인근 도시의 학생 및 인구 유입에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서울 강남이 번성하게 된 이유가 학군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교육의 질은 도시의 질과 직결되는 핵심 과제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파격적인 출산 장려금 정책을 도입해야 합니다. 현재의 출산 장려금 정책을 확대하여 출생 시부터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1억 원을 지급한다는 선언을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단순 계산으로 한 달에 42만 원 정도인데, ‘무조건 상주에서 태어나면 1억 원을 준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돈의 액수를 넘어, 상주시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될 것입니다.

지방 인구 감소와 인구 증가는 결국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인구가 모든 발전의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제시한 방안들이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하나의 대안으로서 모든 시민들의 관심과 전 행정력을 쏟아부어 상주가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신선하고 참신한 정책을 내놓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는 충청 지역 중부권 메가시티는 세종시를 통해 완성될 것이라고 관측하며, 이것이 완성된다면 전북 익산이나 군산, 경북 상주나 김천까지도 포함할 수 있는 권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상주시는 앞으로 충청권 세종시와의 연계를 통해 발전을 도모해야만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인구를 늘리는 것을 넘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인근 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상주만의 독자적인 매력을 발산해야 합니다.

먼 미래 후손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지역의 기반을 지금부터라도 튼튼히 준비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상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지금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차영복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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