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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견우의 노래

<견우의 노래>
               /김용태

연두(軟豆)에서 홍엽(紅葉)까지의 거리를
당신과 나의 거리라고 할 때

당신은 꽃피는 시절에 살고
나는 열매 줍고 낙엽 쓸며
겨울 채비를 하고 있다.

이렇듯
당신과 나의 거리는
무량한 것이어서
그 간절함은 신화 속에 있고

우리는 죄가 많아
당신, 베틀 얻고
나는 소를 가졌으니
이른 저녁, 서둘러 쇠죽을 끓였다

젖은 발의 그대, 이 밤
어디쯤 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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