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쓸신잡

사람들은 왜 모를까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 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 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728x90

'알쓸신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견우의 노래  (0) 2024.07.07
나비는 청산 가네  (0) 2024.07.07
자신의 한계  (0) 2024.07.07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사람  (0) 2024.07.06
목민심서  (0) 2024.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