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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세월이 가는 소리

<세월이 가는 소리>

싱싱한 고래 한 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 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 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 살이 되면 아무 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질까.

쉰 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도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 오광수·시인,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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