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영 시 모음]
<커피>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군요
아 -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나무 한 그루>
내 눈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주세요
나무가 자라면
그 아래서 쉬고 있는
그대를 늘 볼 수 있게.
<비>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그대가 오는 소리>
내 가슴에 귀를 대 봐요
그대 오는 소리 들려요
꽃 피듯 다가와
그리움으로 피는 그대
<꽃 한 송이>
부싯돌 부딪치듯
그대 생각이
내 생각에 부딪칠 때 그리움이 깨어 난다
빗줄기 속에서도 부딪치고
숲 속에서도 부딪치고
깨어 난 그리움은
내 가슴 한 쪽에 꽃으로 피어난다.
<그대에게>
내 안의 그대 생각이 모이면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을 읽다 보면
詩가 됩니다
그 詩, 나의 전부인
그대에게 바치겠습니다.
<네잎 클로버>
들판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은 적이 있지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대 생각이 행운이니까요.
<선물>
"사랑합니다"
자기전에 이 말을
곱게 포장 했습니다
꿈속에서 만나면
그대에게 주기 위해.
<촛 불>
촛불 하나가
내 안에 가득한
그대 생각을 태우고 있습니다
태워도 태워도 끝이 없는
그리움인 줄 모르고.
<비>
비가 내리는 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보고 싶은 그대.
<첫사랑>
때로는 내 안에
그대 생각 담고 사는 것이
짐이 되기도 하지만
잠시도 내려놓을 수 없었습니다
내리는 순간
더 아픈 짐을 져야 할 것 같아.
<허수아비>
허수아비야
너도 나처럼
외로운가 보구나
참새와 어울려 노는 걸 보니.
<찻 잔>
찻잔위에 어리는 얼굴
미소 짓는 그대입니다
흔들리면 지워질까
살며시 내려 놓습니다.
<인 연>
생각만 해도
늘 기분 좋은 그대!
그대는
전생에 잃어버린
내 한 조각이 아닐까.
<창 문>
내 마음에
창문을 냈습니다
오솔길 먼발치로
그대 오는 모습 빨리 보고 싶어서.
<꽃 잎>
해바라기가
내 얼굴에도
꽃잎이 달렸다며 놀리는 군요
넘치는 그대 생각이
꽃잎처럼 보였나 봅니다.
<정>
처음 만나
편한 모습에 마음이 갔지만
이제는
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군요
소리없이 다가와
오래 머무는 정
이게 사랑의 시작인가 봅니다.
<마음속에>
나를 봐요
보이지 않지요
그래요
나는 늘
그대 마음속에 있으니까.
<편 지>
강아지풀 입에 물고
언덕에 누웠더니
하늘 한 줌 내려와
마음에 담기네
읽고 또 읽고
낯익어 다시 보니
그대가 적어 놓은
그리움이었네.
<빈자리>
그대 떠난 빈자리에
무엇이든 채워 보려고
정신없이 다녔습니다
그러다 얻은 것은
그대 외에 채울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
결국, 자리를 비워둔 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첫 눈>
첫눈이 내립니다
얼른
눈부터 감았습니다
내 안의 그대 불러
함께 보고 싶어서.
<그리움>
물 속에
물이 전부인 줄 알고 사는
돌을 보셨나요
나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대를 다시 보고
장마 같은 혼란이 일기 전까지는.
<바람편에 보낸 안부>
그대를 그리워 할 수 있는
마음이라도
남겨 둔 게 고마워
아파도 이렇게
내색 없이 살고 있습니다
바람편에 안부를 보내며.
<그대 걷던 길 위에서>
마음에 넣었다가
그리울 때 걷게
이 길을 갖고 싶소
그리움만 남겨둔 채
내 마음 모두를 드린다면
길을 살 수 있을런지요.
<그대 닮은 하늘>
맑은 하늘은
늘 그대를 닮았나 봅니다
바라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 지니까.
<마음에 적은 편지>
별빛을 눈에 담으니
그리움이 되고
달빛을 가슴에 담으니
외로움이 됩니다
그대를 마음에 담는데
웬 눈물만 쏟아지는지.
<사랑의 깊이>
사랑의 깊이가 궁금해
마음에 돌을 던진 적이 있지요
지금도 그대 생각에
가슴이 뛰는 걸 보니
그 돌, 아직도 내려 가나 봅니다.
<주머니에>
분명, 주머니에 넣어 왔는데
어디 갔을까
아무리 찾아도 없는 그대
참, 마음에 담았지요.
<빈엽서>
나 죽거든
빈 엽서 한 장 묻어주오
죽어서도 그리워했다는
편지를 적게
<나오는 길>
나오는 길도 모르면서
자꾸
그대 마음속으로만 들어가네
어떡하면 좋지.
<바보 악사>
카페에서
나 혼자 있는 걸 보고
외로워 보인다고 하네요
악사는, 내 안의 그대를
볼 수 없으니까요.
<꽃과 당신>
꽃과 당신의 차이점은
예쁘기야 같겠지만
꽃은 잠시 피었다 지고
그대는 늘 내 마음에 남는 것.
<그대 생각>
여러 가지 추억을 다 간직한
돌담 앞에서 내기를 합니다
돌담 생각이 더 많나
내 생각이 더 많나.
<에밀레종>
에밀레종을 치듯
내 마음을 치면
그리워
그리워
그리워 ......
<향기>
깊은 그리움은
향기를 자아낸다는 말이 있지요
사실이더군요
눈 지그시 감고 앉아
그대 생각 해보니.
<다 행>
내 안의 그대 생각을
꺾지 않는 게 다행이야
꺾었다면 지금쯤
또 다른 그리움에
그대 생각이 묻혔을지 모르니까.
<일생에 한 번 피는 꽃>
일생에 한 번 피는
꽃이라 해도
나는 지금 꽃을 피우지 않겠네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그대도 그립다며 마음을 열면
꽃이 되어 가슴에 꽂히기 위해.
<먼 지>
너도 나처럼
그리운가 보구나
창틀에 앉아
말없이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는 걸 보면.
<못과 생각>
못통의 굽은 못은
사용 못해서 남아 있고
그대 그리움은
매일 생각해서 남아 있고
<해바라기와 나>
따라가는 것은 둘다 같지만
해바라기는
씨를 맺기 위해 해를 따라 가고
내 생각은
그대가 보고 싶어 따라가고.
<귀뚜라미>
밤마다 울어 대는 귀뚜라미야
너는 재미로 울겠지만
나는, 내 안의 그대 생각에
가슴이 아프단다
애간장이 다 녹거든.
<사랑꽃>
그대 그리움이
내 가슴에
꽃으로 피었군요
지지 않는 사랑꽃
<사랑이란>
때로는
떨어지는 나뭇잎과 같은 것
아픈 것을 알면서도
보내야 할 때가 있으니까.
<그리움>
그리움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보고 싶다 보니
그대가 내 그리움이 된 것처럼.
<책과 생각>
책장에 많은 책도
읽지 않으면 소용이 없듯이
내 안의 그리움도
꺼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생각할수록 더 그리운 게
사랑이니까요.
<입>
내 입속은
사랑한다는 말을 가두어 놓은
감옥입니다
몇 번인가
내보내려고 했지만
막상 그대 앞에 서면
말문이 닫혀서 보낼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를 더 가두어야 할지
그대만 알고 있지만
말문이 열릴 때까지
독촉 없이 기다리겠습니다.
<입속에 담긴말>
내 입속에 말들은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
하루에도 몇 번씩
강도 높은 훈련을 합니다.
<차 향>
아침나절에
차한 잔 마시면서
더 그리움을 느낄 때는
제 마음이 왔겠거니 여기소서
오늘처럼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날도
늘 그대에게 그리움을 보낼테니까.
<바보 같이>
행운목이
행운을 주겠다고 말을 거네
그대 생각이 나에게는
제일 큰 행운인지 모르고.
<알 거야>
알겠지
알 거야
새벽부터
아프도록 보고 싶은 내 마음.
<가슴 거을>
그대가 내 안을 들여다 보면
깜짝 놀랄 거야
내 안에 나는 없고
그대만 있는 걸 보고.
<마음을 화장하는 이유>
오늘 아침
마음에 화장을 했어
늘 함께 있어도 몰라주는
내 안의 너를 유혹하기 위해
보고 싶다.
<어쩌면 좋지>
자다가 눈을 떴어
방안에 온통 네 생각만 떠다녀
생각을 내 보내려고 창문을 열었어
그런데
창문 밖에 있던 네 생각들이
오히려 밀고 들어오는 거야
어쩌면 좋지.
<그립다 보면>
꽃이든 달이든
모두가 그대로 보이는 것은
그대를 생각하고 보아서겠지
보고 있는데도 자꾸 보고 싶은 그대.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은
생각 속에서도 그립지만
앞에 있어도 보고 싶은 것.
<커피를 마시며>
그대 생각하며 마시는 커피에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은
그대가 바다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바다인 그대가
내 가슴에 그리움으로 담겨
출렁이기 때문일까.
<사랑이 담긴 호수>
새야, 너는
나뭇가지 하나로 집을 짓지만
나는
그리움 하나로 호수를 만든단다
사랑이 가득 담긴 호수를.
<생각하는 사람>
생각하는 조각상처럼
너만 생각하다 잠들었으면 좋겠어
아프도록 보고 싶은 사랑을
참는 것은
또 하나의 고통이거든
<갈대와 연못>
그대가
갈대라 해도 괜찮고
그대가
연꽃이라 해도 좋아
나는, 어차피
그대를 담고 있는 연못이니까.
<외로운 바다>
그대를 떠나보내고
내 가슴에
바다 하나 만들었네
날마다
파도처럼 때리는
그대 생각 하나 올려놓고.
<경 고>
허수아비를 보고
비웃지 마라
얼마나 외로웠으면
가슴을 비운 채
저렇게 서 있겠니.
<사랑이란 1>
미움 보따리
하지만 풀어 보면
그리움만 나오는 것.
<사랑이란 2>
두 개의 해
하나는 하늘에 있고
또 하나는
내 가슴에 있고.
<몽당돌 연가>
바닷가 몽당돌이 둥글 듯이
보고 싶을 때 마다
늘 꺼내놓고 보듬는 내 그리움도
둥글거야
몽당돌은
날마다 조금씩 작아지고
내 그리움은
날마다 조금씩 커지고.
<비오는 날의 수채화>
비가 내린다
카페 창가에 앉아
향 진한 차 한 잔 마신다
찻잔 속에 그대를 담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사랑을 느낀다
그대에게 다가선다.
<가슴을 나는 학>
학이 날고 있다
구름은 높고
산은 멀고
바라보는 내 기분은 좋고
나는
그대 가슴을 날고 있는 학.
<그리움>
해가 졌어
진게 아니라
오늘밤에
네 얼굴로 다가서기 위해
내 가슴에 들어 왔어
보고 싶다.
<눈물 꽃>
소월길을 걸으며
소월 시인을 생각하지 않고
오래 전에 지워버린 너를 생각한다
다시 지울 네 모습이
아쉬어
아쉬워 눈물 꽃을 뿌린다.
<사랑은 이런 거야>
눈이 내리고 있어
눈처럼
갑자기 하늘에서 행복이 떨어지면
모두 너에게 줄거야
너의 사랑이 곧 나의 행복이거든
사랑해.
<세월이 흘러가도>
네모 보다는
세모가 좋고
세모 보다는
동그라미가 좋아
굴러도
굴러도 그대로잖아
내 그리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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